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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적 성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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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법률사무소여온
댓글 0건 조회 62회 작성일 24-08-23 12:04

본문

날이 밝았다.

오늘이다.

어제의 그 남자는 나에게 ‘다른 결말’을 얘기했지만, 오늘은 아니다.

낭만적인 감상보다 당면할 현실이 더 크게 다가온다.

법원을 향해 걸어가는 길에 의뢰인과 만났다.

어제와 같은 복장이다.

밤새 어딘갈 헤매었는지, 집에서 그대로 잠든 채 바로 나왔는지 나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어제와 다른 게 있다면 다소 초조하다.

 

나는 술도 깨고 잠도 깰 겸 커피숍을 찾지만 연 곳은 없다.

그렇게 아무 말 없이 걷다 둘 다 법원 앞 자판기에 멈추었다.

얼마 만에 자판기 커피인지,

단순한 기계에 단순한 작동법이지만, 오늘은 매우 낯설다.

평소 설탕이 들어간 음식을 삼가는 나이지만,

오늘은 마셔야겠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렇게 또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종이컵이 비워졌는지 눈치를 보다,

남은 한두 모금의 커피를 바닥에 쏟아내고,

또 말없이 법원을 향한다.

 

 

방청석에 나란히 앉았다.

의뢰인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나에게 건네며 내 손을 꼭 잡는다.

그리고 말한다.

“기도해주세요”

무거운 공기가 그득한 형사 법정에서 어울리지 않는 광경이다.

하지만, 너무나 자연스럽다.

언젠가 꿈속에서 보았던 그 장면이다.

 

 

나의 아버지는 목사다.

그냥 목사는 아니고, 눈이 먼 목사다.

생물학적으로도, 존재론적으로도 그렇다.

사랑에 눈이 멀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눈물을 보았다.

그 눈물은 때론 대상 없는 억울함이고, 때론 목적 없는 사랑이었다.

 


그리고 나는 변호사가 되었다.

여러 직업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목사는 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난 눈이 멀 자신도 없고, 그렇게 되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 일을 선택하고 몇 해가 지난 지금, 난 결국 아버지를 쫓고 있다.

 

“너는 말 못 하는 자와 모든 고독한 자의 송사를 위하여 입을 열지니라(잠언 31:8)”

 

난 누군갈 구원할 자신도, 능력도 없다.

하지만, 영혼의 구원이 아니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나뿐만 아니라 나와 함께하는 형제들(우리 사무실의 김변과 홍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린 스스로 “세속적 성직자”라 여기며 그 소명을 다하고자 한다.

비록 영혼의 구원에 맞닿은 진정한 의미의 성직자는 아니지만, 당장 한 인간을 문제 상황으로부터 해방할 세속적 의미의 성직자가 되고자 한다.

그리고 답하기보다 듣고, 평가하기보다 함께 울기로 한다.

 

눈을 지그시 감고, 찰나의 순간 잠시의 민망함과 어색함으로 포장된 기도를 마친 뒤, 

호명하는 사건번호에 맞춰 법정 앞에 함께 선다.

 

아니나 다를까, 판사는 (불문율을 어긴) 내가 누군지 묻는다.

변호인이라 하니, 법정 뒤에 물러서 방청석에 자리하라 명한다.

형사 법정에서 가장 뚜렷이 들리는 한마디,

“주문, 피고인을 …”

 

 나는 어젯밤 의뢰인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을 했다.

“내일 선고가 끝나면 소주 한잔 사주세요”

 

선고가 끝난 뒤, 대구 비행장 근처 국밥집에 앉았다.

그리고 말할 수 없는 안도와 그만큼의 일상에 감사하며 서로의 잔을 부딪친다.

 

많은 말을 나누었지만 다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선명한 것은 우리가 걷는 길이 절대 헛되지 않다는 것, 

그날 먹었던 국밥은 참 맛있었다는 거, 

그리고 우린 아름답게 늙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 

그 정도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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